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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태초의 서고, 밤의 도서관, 마지막 도서관 등등 몇몇 존재들이 이름을 붙이려 했으나 그저 "도서관"으로 불린다.
밤의 관리자가 도서관을 처음 마주하고 했던 평이 도서관의 본질에 가장 어울린다.
모든 이야기의 요람이자 무덤인 곳.
언제부터 도서관의 형태를 띄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밤의 관리자에 의하면 처음에는 그저 연약한 존재들이 모여있는 공간 정도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도서관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다.
사람들의 삶, 기록, 신화, 꿈, 노래, 속삭임까지 형태를 잃지 않기 위해 이곳에 도달하면 책의 모습으로 존재하게 된다.
책,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읽힌다면, 이야기를 읽은 존재에 뿌리내린다면 소멸하지 않는다. 누군가 읽지 않는다고 해도 이야기를 탄생시킨 존재가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면 그 이야기는 소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읽히지 못하면 점차 희미해져 소멸한다. 쉽게 왜곡되며, 탄생시킨 존재마저 이야기를 이어가기를 포기하고 잊는다면 책은 소멸한다.
도서관은 이런 이야기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있을 수 있도록 밤의 관리자에게 부탁하여 도서관에 우주를 닮은 밤을 드리우고 책을 왜곡하고 손상하는 존재들을 막는다.
다만 이야기들이 가장 원하는 것만큼은 해줄 수 없다. 이야기를 읽는 것.
그래서 도서관은 이야기들의 요람이자 무덤이다.
책
대부분의 책은 평범한 크기와 모양이다. 다만 신화나 전설처럼 오랫동안 이어져 오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 이야기는 매우 거대한 책의 형태를 띈다. 이런 책들은 존재감과 개연성이 매우 강하여 개입 또한 쉽지 않다.
도서관이 금서로 지정한 책들 또한 있다. 보통 둘로 나뉜다. 도서관이 다른 이야기들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분리해놓은 책, 그리고 스스로 분리되기를 원한 책으로 나뉜다.
금서를 보관하는 곳은 도서관의 심연에 숨겨져 있다.
소멸한 책이 낳은 존재들
성운 고래 - 머러미쿠
잊힌 책들은 소멸한다. 다만 잊혀진 이야기들이 남긴 슬픔은 파동으로 남아 도서관의 밤하늘에 남았다.
그것들은 점점 뭉쳐 거대한 성운 고래의 형상을 가지게 되었으며 후에 리브리아에 의해 머러미쿠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이 고래는 사라졌으나 사라지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의 잔향을 상징한다. 이야기였던 시절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 것처럼 이 고래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는 한명 뿐이다.
파란 나비 - 글림
이미 사라진 이야기들의 파편이 모여 만들어진 푸른 나비이다. 리브리아의 탄생 이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리브리아에 의하면 모르포 나비와 닮은 생김새라고 한다.
소멸을 앞둔 이야기의 기척을 본능적으로 감지하여 리브리아를 조용히 그곳으로 인도한다.
자신들은 이미 소멸한 이야기이지만, 다른 이야기들의 소멸은 막고 싶어 한다. 자신들은 이미 사라진 이야기들이지만 다른 이야기들이 자신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는 것만큼은 막고 싶어 한다.